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제가 어릴 때부터 알고 있던 특허는 박사(처럼 보이는 복장을 한 아저씨)가 몇 년 연구해서 개발한 기술을 보호해 주는 뭐 그런 당연하고 좋은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터치 화면을 쓴 기기에서 슬라이드해서 기계를 시작하는 것도 특허가 될 수 있다니...
Microsoft가 메뉴 텍스트를 클릭해서 드롭 다운 메뉴를 여는 것에 특허, 마우스 오른쪽 클릭해 콘텍스트 메뉴 나오는 것에 특허, UI 컨트롤에 텍스트를 입력하기 위해 마우스로 클릭해서 포커스 옮기는 것에 특허, 텍스트 창에서 엔터 키로 버튼 누르지 않고 실행이 되는 것에 특허, Ctrl + wheel로 확대/축소되는 것에 특허, 탭으로 여러 창을 표현하는 것에 특허....
이런 거 다 특허 걸어 두고 돈 뜯으면 진짜 아무도 개발 안 하겠네요. 저렇게 돈 뜯으면 결국 최종적으로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그 비용을 내는 셈이 될 것이고요.
물론, 애플 지지자들은 "네 생각에는 slide to unlock이 쉬울 것 같지만, 아무도 생각 못 했고, 저거 생각해 내느라 수십 명의 애플 개발자들이 몇 달을 고생했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SW 발전을 가로막는 길이 될 듯.
최종 사용자의 관점에서 하고 싶은 말씀은...: 소스 코드는 훔치지 마시고요, 좋은 아이디어는 서로서로 남의 것 받아 들여서 (애플 식으로 말하자면 베끼기) 좋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주세요.
A programmer, sort of.
특허를 내는 것과 특허권을 행사하는 것은 조금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선행 기술의 존재 여부이지요.
휴대전화는 기본적으로 휴대할 수 있는 전화기라는 의미이고 이는 무전기의 변종으로 치부됩니다. 따라서 무전기기들이 기지국을 사이에 두고 통신하는 것이 휴대전화이고 이에 대한 특허도 물론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특허는 이미 특허권이 만료되었거나 프랜드 규약에 의거해서 저렴하게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배터리의 경우는 발명된지 너무 오래되어서 배터리의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는 거의 인정받을 수 없고, 요즘 리튬 계열 배터리가 많이 이용되는데 배터리 전극에 대해서는 굉장히 방대한 양의 특허가 존재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라이센스 비용은 배터리 가격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고요. 콘덴서의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콘덴서 자체의 특허는 특허권이 만료되어 있고, 특별한 소재를 사용한다던가 하는 경우 그 재료에는 특허가 걸려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그 재료를 발견한 사람과 그 재료로 콘덴서를 만든 사람이 다른 경우 재료에 대한 특허는 물론 그 재료를 적용하여 콘덴서를 만드는 것에 대한 특허도 따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별의 별게 다 특허로 걸려 있고 보통은 부품을 구입하는 시점에서 그 제품에 적용된 특허에 대한 사용료를 낸 것으로 치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특허는 사실 별 이슈가 아닙니다.
물론 이것도 종종 문제가 되어서 삼성이 애플을 3G 관련 기술 특허 침해로 제소하는 일도 벌어지곤 하는 것이고요.
소프트웨어에서는... 아무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은 특허로 안 봐 줬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AES 암호화 방식, 이런 건 소스 코드나 알고리듬이 알려지거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하지 않는 이상 눈으로 프로그램을 보고 따라만들 수 없지요. 오피스의 리본 툴 바도 서드파티에서 비슷한 걸 많이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만, 솔직히 MS 것보다 뭔가 엉성해서 MS 기술력이 보이는 예입니다. 보고 따라 만들라고 해도 따라 만들기 어려운 거라는 겁니다.
그런데 slide to unlock, bounced scroll 이런 건 그냥 쉽게 생각해 내는 아이디어이고 누구나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스크롤 끝에서 고무줄처럼 바운스되는 건 물리현상을 시뮬레이트하는 것일 뿐이고, 이런 걸 생각해 내느라 수 십 명이 몇 달을 고민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애플 소스 코드를 훔쳐서 타사가 바운스를 구현한 것도 아니고요.
이런 걸 특허로 다 걸어 버리면 특허에 걸려 그런 것들을 사용한 더 발전적인 SW가 못 나온다는 겁니다.
태초에 제록스 Palo Alto 연구소에서 GUI 시스템을 감명깊게 구경하고,
그 영향으로 제품을 만들어 팔아 먹은 애플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으니...
애플은 자기가 한것은 로맨쓰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 것 입니다.
"메뉴 텍스트를 클릭해서 드롭 다운 메뉴를 여는 것에 특허: http://www.google.com/patents/US5867162 ,
마우스 오른쪽 클릭해 콘텍스트 메뉴 나오는 것에 특허: http://www.google.com/patents/US8037422 ,
UI 컨트롤에 텍스트를 입력하기 위해 마우스로 클릭해서 포커스 옮기는 것에 특허: http://www.google.com/patents/US7412664 ,
텍스트 창에서 엔터 키로 버튼 누르지 않고 실행이 되는 것에 특허(???)
Ctrl + wheel로 확대/축소되는 것에 특허: http://www.google.com/patents/US20100079500
,
탭으로 여러 창을 표현하는 것에 특허: http://www.google.com/patents/US8046712
...."
이런 것들을 예로 들어주셨는데, 대부분의 기능들이 이미 특허에 걸려있습니다. -_-;; (저 하나는 어떤 의미인지 이해를 못해서 못 찾아봤습니다. 쩝.)
그렇지만 GUI 관련된 기술은 워낙 여러곳에서 많은 기여를 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 서로 크로스 라이센싱이 되어 있을 것이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OS레벨에서 적합하게(돈을 내고) 라이센스가 취득되어 있습니다.
SDK 등에 저런 UI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는 SDK를 배포한 곳에서 해당 기술에 대해서 적합한 라이센스를 갖고 있을테니 그냥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SDK에 포함되지 않은 UI를 구현할 경우에는 그 UI에 대한 라이센스를 확인해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허의 맹점이지요...
특허는 원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특허를 대량 사들인 회사가 특허권 침해를 구실로 행패를 부리는 용도로 악용되었네요.
정말 신기한게, 한 손으로 잡히는 것을 휴대전화라고 명명한다면 그건 왜 특허 안냈을까요?
배터리도 '외부에서 준 전력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장치'라고 명명해서 특허 왜 안냈을까요? 배터리 뿐만 아니라 콘덴서 계열도 다 털릴텐데
하도 쩨쩨해서 별의 별게 다 나올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