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울트라 씬 (넷북이라고도 하는 ) 에이서 노트북을 쓰고 있었습니다. 셀러론 U3400인가 그런데, 쓰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빨랐고요, 가격도 쌌고..  데스크톱은 따로 있지만, 데스크톱 쓰려면 책상 앞에 앉아야 하고, 소음도 있고 해서 집에서 간단한 거 할 때도 노트북을 썼습니다. 노트북은 거의 밖으로 가져간 일도 없고 집에서만 썼습니다.


그런데 갤럭시 탭 10.1을 사면서 두 개나 가지고 있는 것은 돈 낭비인 것 같아 팔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몰랐는데, 한 3달 지나고 보니까, 태블릿으로는 노트북의 필요성을 없앨 수 없겠더군요. 처음 생각은 노트북으로 음악 듣던 거 태블릿으로도 된다. 구글 토크, 스카이프도 태블릿으로 된다, 웹 브라우징도 된다, 노트북으로 하던 거 다 되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들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는 경우입니다.


평범한 시나리오로, 음악을 틀어 놓고, 메신저에 로그인한 상태에서 웹 페이지를 읽고 싶습니다. 사실 태블릿으로 다 됩니다. 문제는 그 프로그램 간의 전환이 너무 느리다는 겁니다. 마우스로 금방금방 되던 걸, 손으로 느린 시스템에서 하니 거의 딜레이가 3초 정도 발생하는 겁니다. 메신저에 답장하다가 사이트로 돌아 오고 다시 답장하러 가고... 이게 너무 힘들더군요.


그리고 태블릿의 프로그램이 PC보다 조잡한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Skype인데도 안드로이드 Skype는 정말 욕 나올 정도입니다. 걸핏하면 로그인 안 되고, 접속 끊기고... 제가 안드로이드 기기를 현재 3대 가지고 있는데, 3대 모두에서 발생합니다. 심지어, Skype 호환 메신저 2개를 찾아서 써 봤지만 역시 접속이 주기적으로 계속 끊깁니다. 도저히 안드로이드 Skype로는 안 되겠더군요. PC 버전이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태블릿의 화면이 크니 터치 스크린으로 입력이 빠르게 되지 않겠느냐 했지만 그것도 아닙니다. 키 크기가 문제가 아니고 그 촉감이 없으니 절대로 빨리 칠 수 없습니다. 화면이 실제 노트북 키보드 크기 만해도, 태블릿 키보드를 물리적 키보드처럼 양손으로 빨리 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메신저 등에서 타자가 빨리 안 되니 답답하고요, 특히 오타 났을 때 수정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리고 특히 웹 브라우저의 텍스트 입력 칸에서는 특정 위치로 가서 수정하려고 터치를 해도 자꾸 엉뚱한 곳으로 캐럿이 이동하거나 엉뚱한 곳에 입력이 되거나 하는 증상이 있더군요. 갤럭시 탭만 그런 게 아니고 아트릭스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태블릿이 필요 없나... 그것도 아닙니다. PDF를 조용히 누워서 읽기에는 태블릿이 아주 좋습니다. 돈 들여 산 걸 후회 안 할 정도로요. 


어쨌든, 요약하자면, 태블릿 샀으니 노트북 필요 없겠지 하고 팔았다가는 저처럼 다시 노트북 사려고 뒤지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다시 노트북을 사려고 알아 보니 제가 쓰던 모델은 단종되어 없고, 그 가격에 마땅한 게 보이지도 않네요. 더 성능 나쁜 걸로는 가기 싫고..

A programmer, sort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