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안드로이드 열풍, 특히 갤럭시S가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기에 몇 자 적어 봅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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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는 그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이 팔린다. 그냥 쉽기 때문이다.기술적으로 허접한데다, 안드로이드의 오픈 개념에 충실하지 않고 지 멋대로 포장해버린 악질 안드로이드폰이지만, 그냥 기본으로 주는 앱들이 쏠쏠하게 유용하다.하드웨어가 받쳐주면서 이런 단점도 살짝 가려진다.

구글은 그 폰에 대해 부사장까지 보내면서 직접 광고까지 해줬다.도대체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갤럭시S류의 막무가내식 폰도 허용하겠다는 건가? 그럼 안드로이드 마켓은 어떻게 될까? 의문이 계속된다. 개발자들은 이제 유력 폰 제조사에게 독점 납품하는 1:1 계약을 맺어야 하나? 또 다시 개발자들은 갑에 대한 을의 종속관계로 전락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넥서스원은 사용자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일부에게는 최고의 폰이 될 수 있지만,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하드웨어 덩어리일 뿐이다. 우리 제조사들이 넥서스원 류의 폰을 제조할리는 만무하다.

안드로이드가 우리나라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운영체제인 상황에서,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게 이리저리 난도질해서 완성품을 낼 수밖에 없고, 결국 안드로이드 일반과의 호환성 저하로 이어진다. 

그럼 안드로이드의 자멸일까?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구글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마켓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구글에게 목표는 앱마켓이 아니라 광고일 뿐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전송해 줄 플랫폼을 널리 뿌리는 게 더 중요하다. 

구글 입장에서, 삼성처럼 스스로 앱 만들어서 기본으로 폰에 심어주는 제조사가 얼마나 고맙겠는가?

그럼 진저브레드는?

여기서 잠깐, 일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것이 운영체제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노키아 폰을 사는 것이지 심비안을 사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을 사는 것이지 iOS를 사는 것이 아니다.
블렉베리를 사는 것이지 블랙베리 OS를 사는 것이 아니다. 블랙베리 OS가 공식명칭인지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그러나, 안드로이드 폰은 운영체제를 산다. 제조사는 단지 변수일 뿐.

이것이 구글의 전략 아닐까? 운영체제 개발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제조사 입장에서 안드로이드는 불가피한 선택이고 거기에 구글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만 살짝 얹혀 놓으면 모든 것이 구글 세상이 된다. 구글 입장에서야 누가 뭐래도 이 만큼의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갤럭시S는 한국 시장의 가장 바람직한 안드로이드 폰 아닌가? 구글이 원하는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진저브레드가 얼마나 제조사에 제한을 두고 마켓을 활성화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구글이 오픈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에 제한을 최소화 할 것이다'는 기대는 바보같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제한을 지나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갤럭시S 같은 폰이 더 확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국가의 지배적인 폰 제조사가 자유롭게 현지화 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다. 

그만큼 안드로이드는 더러워 질테고, 원칙에 충실한 나같은 넥원빠나 안드로이드빠들의 상실감과 외로움은 커져 갈 것 같다.

여기서 유일한 변수는 윈모7 이겠지만, 시장의 일부를 가져가는 것으로 그칠 뿐,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난도질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