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강의 의뢰를 받은건 한달 전입니다만,


메일 전달 상의 문제가 있어서 취소된 걸로 알고 있었다가


지난 금요일에서야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미 약속했던 부분도 있고, 오랜만의 지방 출장이고 해서 급하게 KTX를 예약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이 잡혀있던 motiver군도 예비군을 취소하고 보조강사로 함께 내려가게 되었죠.



당연히 강의준비를 안했었기에, 급하게 준비하느라 토요일 새벽 2시가 되서야 준비가 끝났습니다.


준비래봐야 지난 세미나때 사용했던 자료들과 문서를 정리하는 수준였는데도 오래 걸리더군요.


집에 도착해서 씻고 2시간을 눈붙였다가, 서울역에 가서 motiver군과 만나 6:30분 KTX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처음 타보는 KTX였는데 좀 빠르다는거 외에 그닥 편한건 못느끼겠더군요.



8:20분에 정확하게 도착해서 SSM 운영자님께 카톡을 보낸 후, SSM이 위치한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강의 예정 시각이 10:00부터인지라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를 한잔 했는데 난생 처음 마셔보는 시큼한 커피였어요. ㅎㅎㅎ


9:30쯤 SSM로 이동해서 올라가니 학생들이 제가 누구인지 모를텐데도 벌써 인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서울에선 느껴볼 수 없었던 정이라고 해야 하나 예절이라고 해야하나 여기서부터 그런게 느껴졌습니다.



강의실을 안내받아 들고간 노트북을 준비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재미있는건 아이들이 방금 다들 샤워하고 씻고 나온 모습이였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거의 다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더군요. 개발자다운 생활습관을 키우려는걸까요? ^^


바야바 엔진 기초를 설명하고 난 후, 프로젝트를 생성해 시작하려고 하니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SDK가 제대로 설치안돼 API가 없는 경우, 폰이 USB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 난리가 납니다.


bluestacks을 설치해서 폰을 대체하고 우여곡절 끝에 준비가 끝나니 오전 시간이 다 지나가더군요.


SSM에서 준비해준 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맛있는 점심 식사를 먹고와서 본격적으로 강의를 합니다.



게임 3개를 만들 예정을 하고 왔는데 첫번째는 에그밤(EggBomb)이란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연금술사를 이용해 스프라이트를 만들고 화면에 띄워 폰에 그림이 뜨자 여기저기서 "와우" 소리가 납니다.


제가 모바일 게임을 처음 배우면서 겪었던 모습과 똑같은 모습이였어요.


이때쯤 기념 촬영을 했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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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을 미리 받아서 수강 인원은 30명였습니다. 오른쪽 맨위에서 유치하게 V자를 그린 친구가 motiver군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건지, 학생들이 실제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임 개발을 재미있어 하는게 보입니다.


이들 중에 몇명이나 게임 개발자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이녀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가고 싶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주책없이 제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동안 살아왔던 얘기, 개발하다 사기당했던 얘기, 중국에서 살았던 얘기 등을 해주고 강의를 마무리 했어요.


motiver군과 SSM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19년만에 다시 찾아온 대구에서의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아침이 되어서 다시 강의를 시작합니다.


여전히 강의실 뒷편 책상에 이불을 깔고 잤던 흔적 등이 보입니다. 안쓰럽습니다.


그러나 실무 개발을 하다보면 이보다 더한 환경도 자주 접하기 때문에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에그밤을 완성한 후,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플라이호머라는 게임과 여기 학생들이 즐겨하던 인디 게임을 토대로 만든


진격의배구(ㅋ)라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멀티 터치를 이용한 2인용 축구+배구 게임예요.


앞서서 이미 엔진 기초나 개발툴 사용법 등은 익혔기에, 나머지 2개 게임은 좀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론을 설명할 때는 다소 지루해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론 집중하면서 잘도 따라옵니다.


다행히 30명 모두 뒤쳐진 사람 한명 없이 3개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연속으로 목을 쉬지 않고 강의를 했습니다.


같은 대한민국 땅인데도 서울에 집중된 인프라 탓에 이런 게임 개발 강의를 많이 접해보지 못했을 학생들이기에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싶어 노력은 했습니다. 어떻게 전달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



정해진 여정을 끝내고 모두 박수를 치고 인사를 하고 마무리를 합니다.


유난히 눈에 띄었던 여자 아이가 찾아와 기념 촬영을 요청합니다. 서울에선 역시 겪어보지 못한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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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후기를 정리하자면, 이 녀석들은 정말 순박합니다.


솔직히 SSM에서 강의를 했다는 제 이력과 경력을 위해 수락한 강의였습니다만,


이 아이들을 보자니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잊고 있었던 개발자로서의 순수함 같은 것이 속에서 울컥하여


서울에서 했던 세미나들 보다도 더 정열적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 제 진심이 전해졌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다음에도 대구 SSM에서 강의 의뢰가 온다면 너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 SSM의 학생들에게....

         내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시간였습니다.

         게시판을 통해 자주 안부를 나누고 서울에 오거나 하면 반드시 연락하도록 하세요.

         나도 강의가 아니더라도 대구에 내려가면 꼭 찾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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