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배님들.
매일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남기네요 ㅎ
저에겐 고민이 있습니다. 아니 고민이 아니라 문제점인것 같습니다.
전 이제 막 취업한 신입입니다. 집이 부산이라 서울 상경하기도 힘들기에 취직도 여기서 했습니다.
회사는 물류IT 쪽 중소기업(120명)인데, 자바부터 시작해서 닷넷까지 두루두루 다루면서 자체 기술력도 있는 곳입니다.
회사내 연구소도 있으며 원활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자체 프레임워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사내 배포하기도 한답니다.
급여도 괜찮은 편입니다. 서울 4년제 대졸 신입 초봉과 비슷한 편이고 야근도 왠만하면 안하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다행히 제가 소속된 부서장님이 항상 부하직원들보다 먼저 정시퇴근하셔서 밑에 사람들이 부담을 안 느끼는 것 같네요.)
게다가 해외 출장이 한번씩 가는 편입니다. 중국, 일본, 스페인, 북유럽, 중동, 동남아시아까지... 요즘 1년간은 출장이 없었다네요. (개발 끝난 프로그램을 납품 및 설치하러 갑니다)
그런데 저는 귀가 얇은지 주변에 친하면서도 실력도 좋은 (아직 취업하지 않은) 선배가 자꾸 "지방(부산)은 안된다.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무조건 서울로 가야한다." 라는 말을 할때마다 저도 모르게 자꾸 다른 생각(?)이 들게 됩니다.
(년차가 될수록 아무래도 지방과 수도권 연봉 차이가 심해진다는 말이겠죠)
물론 저도 서울에 올라가면 올라갈 수 있었지만 부산에 남은 이유는 일단 집에서 다니니 생활도 편하고
사랑하는 여자친구도 있고 제 생활을 좀 여유 있게 즐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 4년동안 (그리 좋은 대학은 아니지만) 피터지게 한 결과가 겨우 여기인 것인가" 라는 생각도 자주 듭니다.
스스로가 "우물 안 개구리"인 것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자꾸 욕심을 부린다는 것입니다.
참, 웃깁니다. 여기도 정말 좋은 회사인데, 왜 나는 이렇게밖에 생각을 못하는가.
스스로를 질책하면서도 자꾸 다른 마음이 생기고 자꾸 다른 사람(그리고 환경)과 비교하게 되는 제 자신이 너무 밉기도 합니다.
철이 덜 든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제가 일찍 취업을 한 탓에 정리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지금 나이가 25살인데 여기 면접도 올해 4학년 1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와서 면접 보고 그 다음주부터
출근하였습니다. (일주일 정도 있다가 출근한다고 했어야 했는데 생전 처음 보는 기업면접에 허둥지둥 했죠 ㅎ)
두서 없이 글을 적어 죄송합니다. ㅎ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다른 사람들하테 질책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괜찮아질까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글을 올려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맥주냠냠"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낯부터 닉네임이 절 괴롭게 해요. ㅠㅠ. 그냥 맥주님으로 부를께요)
저는 춘천에서 IT에 발을 디뎠었습니다. 군대 제대 후 대학 3,4학년 때 부터요. 그리고 졸업 후에도 몇 년 더 춘천에 있었지만 역시 IT로 자리를 잡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99년도 말에 수도권으로 옮겨 온 후, 벌써 13년 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 근래 지인들로 부터 지방에서는 사람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맥주님이 다니고 계신 회사는 그래도 꽤 규모가 있고 (우리 회사도 150명 정도입니다), 나름 '지방'이라는 꼬리표가 달린 상태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는 회사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맥주님의 직장도 꽤 견실한 편에 속하므로 충분히 저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맥주님이 생각하시는 삶의 가치관입니다. 저도 아내와 자주 이러한 이야기들을 나누곤 합니다. 언제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아니 아예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들어가 사는 삶에 대한 것들 말입니다.
물론, 지방과 수도권에서의 급여나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선 논의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와야만 만족(?)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수도권에 산다고 하여도 나름대로의 고민은 또 생겨날 것입니다. 몇몇은 저처럼 말이죠.
급여가 중요한가? 성공이 중요한가? 문화적인 것? 이루고 싶은 것? 유명해지는 것? 사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바라는 것이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냥 조용한 삶을 선택해서 지방에 머물었다면 그것도 좋은 결정이고, 우물안 개구리로 느껴져서 수도권으로의 도약을 원한다면 그것도 좋은 결정 일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결정들이 나쁘고 좋고는 남들이 평가할 문제는 아닙니다. 맥주님 당신께서 정하고 평가할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 누군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무조건 하라.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해보고나서 후회하는 것이 인생에 더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요... 제 말은 아닙니다. 저도 들은 말입니다. ^^;;;
25살의 젊은 나이라면 많은 도전과 실패가 나중에 큰 바탕이 될 겁니다. 저는 올해 마흔 둘 입니다. IT 업계에 쭈욱 있어 오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 삶을 살아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저는 안철수 교수 같은 사람이나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나와 아내가, 그리고 우리 딸들과 같이 먹고 즐기며 살 수 있는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 뿐이었습니다. 그 작은 욕심에도 수도권으로 올라왔고 참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켠에 시골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지요. *^^*
저야 말로 두서 없는 넋두리를 했습니다. 맥주님께서 골라서 이해하시면 되요... ㅋㅋㅋ. 오랫만에 멋진 젊은이를 만나서 그 즐거움에 글이 길어 졌습니다. 늙으면 말이 많이진대요...
맥주냠냠님 . 저는 전문개발자도 아니고 개발로 밥값하는 사람도 아니니 조심스럽게 글을 남깁니다.
우선 윗분들 말씀대로 경기도 특히 수원이나 인천 , 서울에 개발자나 고수분들이 많이 포진하신것은 맞습니다.
워크샵이나 세미나에 가보면 대부분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알린 분들은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오시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친하게 되어 종종 연락하는 개발자분은 광주에서 사십니다. 광주에서 중소기업다니시는데 대만족하시면서
근무를하시고 사시더군요 오히려 그분은 고향도 학교도 모두 서울에서 나오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름도 생소한 광주의 회사에서 9년차 근무를 하고 있으십니다.
만족=스스로 생각하는 기준 , 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만족을 못하신다면 만족을 최대한 끌어올릴 방법을 찾는게 맞겠지요 그러나 제가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것이 있다면
부산쪽 IT 기업이라고하여 우물속 개구리는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서울은 고수도 많지만 저처럼 헛다리도 많습니다.
반대로 지방은 엄청난 고수는 아니겠지만 제대로 공부한 사람들이 일을 많이하고 개인적 개발도 많이하더군요.
저같은 헛다리는 적다고 봅니다.
-_-;; 생각해보니 내가 뭔 소리를 하는 것인지...
결론은 지방이라고 좁은 우물이 아니라 어쩌면 아마존 강물처럼 거대한 물줄기를 따라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수고하세요 맥주님.
세 분의 답변을 읽어보니 역시 안펍에 글을 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D
아직 나이도 어리시고하니 한번 도전해 보세요~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겠지만 해보고 스스로 알게되면 더욱 좋을거에요.
저같은 경우는 집이 서울이고 계속 서울에 살았어서 처음에 서울에 있는 L모 전자 대기업에 다녔었죠.
그후 대전에 있는 H모 공기업으로 옮겨 두번째 직장생활을 했고요. 가족 친구 여자친구 다 서울에 있는대 홀로 대전 내려갔었어요.
지금은 창업을 하여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죠.
대기업, 공기업 직접 다녀보면 분명 얻는것들도 많아요.
하기 나름이긴 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만의 힘으로 어느정도 경지에 오르는건
주변에 조력자가 있을때 보다 대개 더디기 마련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서울, 더 큰 기회가 있다면 실리콘 밸리로 가세요.
공부야 어짜피 혼자하는것이고, 내공은 묵묵히 수양한 만큼 향상되는것이지만,
누구를 만나고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코피 터져보는가에 따라 개발자의 인생은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게됩니다.
독수리는 혼자힘으로 날수 있지만, 상승기류를 타지않으면 멀리 날지 못하고 둥지 주변만 멤돌수 밖에없습니다.
부다 한살이라도 젋었을때 더 높이 더 멀리 날아 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