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겪었던 유쾌하면서도 기분 뿌듯했던 에피소드 입니다.^^



저녁 퇴근길, 1호선에 올라 빈자리를 기다리며 서 있었습니다.

몇 정거장 가지 않아 출입문 지난 자리에 빈 자리가 하나 났기에 얼른 앉았지요.

90레벨 달성이 코 앞인 캐슬마스터를 잽싸게 실행하면서 빨리 집에 도착하기를 기대하는 찰나,

옆 자리에서 아주 선하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저기,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게임을 pause 시키고 대답했습니다. 네?

옆 자리의 선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40대로 보이는(아니면 할수 없고) 수녀님이셨습니다.

수녀님은 제게 화이트 갤s2 를 내밀며, 녹음된 파일을 어떻게 컴퓨터로 옮기는지 아냐고 물으셨지요.

그러면서, '음성녹음'이라는, 아마도 갤2의 기본 녹음 어플로 보이는 것을 실행하셔서는, 이어폰을 제게 건내주고

엄청나게 녹음해두신 것 중 하나를 틀어주시더군요. 찬송가 같은게 live로 흘러 나왔습니다. 용량이 약 35M 되더군요.


음... 네.. 이게 뭔지는 알겠는데.. 음... 이걸 어찌 설명해드려야 하나...


"뭐 usb를 해야된다는데, 제가 잘 몰라서요. 혹시 아세요?"


usb를 해야된다라.. 설명이 쉽지 않겠단 6감이 발동하여 우선 제 갤넥으로 '갤럭시s2 usb 드라이버'로 검색어를

입력하여 검색 결과를 대강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아주 간략히 설명해드렸지요.


1. 구글 검색어와 검색결과를 수녀님의 갤2로 사진 찍은 다음

2. 돌아가셔서 인터넷에 이렇게 검색 하시고 

3. 아래 해당하는 글을 그대로 따라 하시면 됩니다.


라고 말이지요. 수녀님은 "네.." 라고 대답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왠지, 이상하게도, 'usb를 해야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간단한 매뉴얼도 버거우실 듯 한, 

이번엔 그런 직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녀님의 갤2를 손에 쥔 채, 어플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저는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하며 지나고 있는 정거장을 보니 반 정도 왔더군요.


저는 재빨리 구글play를 실행하고 드롭박스를 검색했습니다. 검색된 드롭박스를 누르다 말고 

다시 상념에 빠지기 시작했지요. 계정은..? PC에 설치하시는 것과 그 이후 액션 설명은...?

채 1분이 되지 않는 시간에 신속하게 포기한 후 다시 홈스크린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제 갤넥을 '밀어서 잠금해제'한 다음, 어플서랍을 열고 휙 휙 훑어보다가 발견했습니다.


드라이브.


다시 수녀님의 갤2를 열어서 설정>계정 및 동기화를 열어보니, 오, 주님! 구글계정이 거기에 있었고,

녹색 동기화 아이콘이 빛나지 않겠습니까? 이거다 싶어서, 얼른 구글play를 열고 구글드라이브를 다운받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어디까지 왔는지를 확인해보니 세 정거장이 남았더군요.

저는 얼른 다음과 같이 설명 드렸습니다.


1. 내 파일을 열고 sounds로 들어가면, 음성녹음 파일이 모두 보여요.

2. 그 중 원하는 것을 꾹~ 누른 다음 공유를 선택하고, 

3. 그 중 '드라이브'를 누르시면 인터넷으로 전송이 됩니다. 

4. 그럼 컴퓨터에 가셔서 인터넷에 '구글드라이브' 검색하셔서 거기에서 구글 아이디와 비번으로 로그인 하시고,

5. 전송한 파일이 보이시면 눌러서 다운로드 하시면 됩니다.


이걸 파일 하나 전송해보면서 설명해드렸지요. 그런 제 말이 조금 빨랐나봅니다.

수녀님은 그런 저를 보시고 촉박한 상황임을 눈치 채셨는지 s메모를 실행하시더니, 여기에 순서를 적어달라더군요.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1. 내 파일

2. sounds 선택

3. 음성녹음 파일 꾹 누르면

4. 공유

5. 드라이브 선택

6. 컴퓨터 구글드라이브 로그인


그러고 나니, 어느새 한 정거장을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수녀님은 비교적 usb와는 달리 쉽게 이해하신 듯한 표정이셨습니다. 다행히 구글 계정 비번도 알고 계셨습니다.

참 다행이라 생각하며, 갤2를 건네드리고, 저는 내려야 한다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수녀님은 고맙다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니 새삼, 제가 쓰고 있으면서도 그리 신기하지 않았던 구글 드라이브가 오늘따라 참 대단히 편리한

서비스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내리면서 생각이 났습니다. 혹시 3G에서 업로드하시면 어떡하지? 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는 순간, 

수녀님의 갤2가 LTE였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LTE는 무제한 요금제라는 게 없지요?

너무 촉박한 나머지, 와이파이 연결된 상태에서만 올리셔야 한다는 것을 깜빡 해버렸습니다.


참 뿌듯한 일이었는데, 그 한가지 맘에 걸리네요. 어쨋든 제게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끝!





잡담게시판에 더 어울릴 지 모르겠는데, 저는 갤넥 게시판 말고는 남의 집 처럼 불편하기도 하고, 제 갤넥이

에피소드에 역할도 있으니 그냥 여기에 끄적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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