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이번에 아이패드 3도 사셨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 팀의 한 분이 트랜스포머 프라임을 사셨습니다. 저는 GT 10.1인데, 쿼드 코어라 그런지 화면 전환도 부드럽고, 1080p 동영상도 전혀 안 끊기더라고요. 그래서 그 아이패드 3 쓰시는 분께 메일로 트랜스포머 프라임 만져보니 아이패드만큼 부드럽더라는 등의 문장을 몇 줄 적어 메일로 보냈습니다 (자리가 좀 떨어져 있어서).


6시 좀 넘어서 메일을 보니 답장이 와 있던데, 요약하자면

"어떤 건가 싶어 찾아 봤더니 해상도 1/4에 70만 원짜리 태블릿이네, 지금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전부 다 아이패드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그냥 아이패드 사라.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이패드 따라잡으려고 노력할 때 느긋이  최고의 제품을 즐기면 되는 거다, 이렇게 쉬운 결정이 어디 있느냐"

너무 시각이 편향되어 있는 것 같아, 답장을 썼는데, 쓰다보니 길어지기도 했고 이렇게 말한다고 알아 들을까 하는 생각에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제 논리는 이랬습니다. 사람들마다 원하는 게 다르다, 아이패드가 UI 쪽에서 앞서 있는 것은 맞/고, 더 좋은 점이 있지만, 아이패드로 할 수 없는 것을 안드로이드 태블릿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더 원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부 애플 사용자들은 세상을 단순하게 보네요. 내가 써 보니 애플 게 더 낫더라, 안드로이드를 왜 쓰느냐, 이런 거지요. 지금 전 세계에는 수 억 명의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사용자도 수 천 만 명은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중 상당 수는 가격이 사서 쓰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수 십 만 명은,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비교해 보고, 가격상으로 거의 비슷한 조건에서도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골랐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일부" 애플 사용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여서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니라는 거죠. 


이 부류의 사람들이 아이패드가 있는지 모르거나, iOS를 안 써 봤거나, 아이패드를 안 만져 봤을까요? 오히려 더 할 수도 있습니다. 저만 해도 iOS를 2009년 1월부터 썼습니다. iPod Touch였는데, 3G 인터넷이 안 되므로 podcast를 집에서 업데이트해서 나가야 하는데, iTunes에 연결 안 하면 한꺼번에 업데이트가 안 되는 겁니다. 아침에 PC를 켜서 동기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회사에 가져가면 다른 PC라서 동기화 안 되고 (참고로 2012년인 지금도 이 문제는 정식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을 걸요?)... 그러다가 안드로이드를 보니 podcast 프로그램도 많이 있고 백그라운드 프로세스가 허용되어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되었다는 거죠.


지금이야 아이패드가 고해상도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아이패드2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더 고해상도였습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아이패드를 따라잡으려고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 "일부" 애플 사용자들은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요구를 이해하지 못할까요?

A programmer, sort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