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7를 구매해 깐 뒤에 기존에 작동하던 PC용 DMB 플레이어가 컴퓨터를 자꾸 다운시키더군요. 드라이버가 안 맞는 모양입니다. 결국 안테나 꽂기 귀찮아서 잘 쓰지 않던 모토로이의 DMB를 보기로 했습니다. 잘 나오기는 하던데 역시 뺏다 끼웠다 귀찮더군요. 월드컵도 다가오니 자주 써야 할 처지구요.

결국, 예전에 옷걸이를 이용해 HDTV 안테나를 만들던 경험을 살려 내장할 수 있는 모토로이 안테나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정확히 내장은 아니고 부착형이 맞겠지만, 편의상(?) 내장이라 해봅니다. 재료는 간단합니다. 가느다란 철사만 있으면 됩니다. 애들 과자봉지나 전선줄 같은 거 정리할 때 쓰는 비닐이 피복된 가는 철사의 피복을 벗겨 쓰면 딱입니다.

설치도 허무하게 간단합니다. 먼저 철사를 곧게 펴서 모토로오 안테나 꽂는 곳의 중심 구멍에 꽂습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중앙에 있습니다. 처음에 약간 뻑뻑해도 잘 들어가더군요. 그런 뒤 잘 구부려서 모토로이의 HDMI 케이블 꽂는 곳 옆의 핸드 스트랩 끼우는 구멍에 구부려 넣어서 팽팽하게 한 뒤에 여분은 잘라줍니다. 아니면, 다른데로 빼내어서 스카치 테이프 등으로 붙여놓아도 됩니다. 제가 저쪽으로 선을 뺀 이유는 가죽 케이스를 씌운 뒤에도 안테나가 노출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게다가 따로 스카치 테이프 같은 걸 붙이지 않아도 되니 편리합니다. 처음에는 케이스 바깥에 선을 노출시켜 써봤는데 아무래도 아름답지 못해서 바꿨습니다.

마무리를 잘하면 보기 나쁘지 않습니다-_-; 가느다란 철사라 별로 눈에 띄지도 않고요.

실험결과 매우 잘 나옵니다. 그러나 케이스를 씌우면 감도가 좀 떨어지더군요. 제 가죽 케이스는 안에 얇은 철판이 들어 있어서  DMB 전파를 차폐하는가 봅니다. 다른 재질의 케이스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애초에 모토로라에서도 이런 식이라도 내장형 안테나를 만들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입니다. 이렇게 자작도 가능한데 크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군요. 기본 제공되는 DMB 안테나가 수신감도가 더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불편합니다. 분실됐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고, 사소한 충격에도 부러져 버린 이야기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