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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야간개장 둘째 날인 23일 밤. 노을이 지자 고궁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퇴근시간인 오후 6시부터 인파가 경복궁 주변을 에워쌌다. 경복궁을 관람하려는 행렬은 광화문 사거리까지 이어졌다. 입장권 판매소 주변은 어린이날 놀이동산처럼 인산인해였다. “들어간다고 제대로 관람할 수 있겠냐”는 말이 곳곳에서 나왔다. 6시반 입장이 시작되자 관람객들이 경복궁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자신의 20대 시절을 떠올리며 스무 살 둘째 딸과 경복궁을 찾아왔다는 양모(51·여)씨는 “이렇게 줄을 서서 궁을 관람한 적은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10개월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 위해주말을 피해 방문한 김모(37·여)씨는 “무료 개방하는 명절 연휴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 놀랐다. 인터넷 예매를 한 게 다행이다. 몰랐다면 입장권을 구입하기 위해 오래 기다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궁궐 안 상황도 비슷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상적인 관람이 어려워졌다. 근정전 앞은 록 공연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붐볐다. 안내요원들의 통제는 의미가 없었다. 간단한 방향 표시판조차 사람 숲에 가려 찾을 수 없었다. 경회루로 향하는 줄은 근정전 주변을 휘감았고 사람들은 방향을 잃고 인파에 휩쓸려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