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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오르는 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물마실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편을 느낀 어떤 사람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곳에 조그마한 약수터를 만들었습니다.
자비를 들여.. 며칠을 밤을 새가며,, 터를 닦고 물을 끌어들여 약수를 마실수 있게 한 것이지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약수터가 생겨서 정말 좋다." 라고 하면서 칭찬을 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약수터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약수터에는 사람들이 더 많았졌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약수터 진입로가 좁고, 미관상 아름답지 못하게 해놓고서 물을 마시란거야 말란거야" 라며 불평하는 사람이 생겨났습니다.
약수터를 만든 사람은.. "아, 그럴수도 있겠다."싶어.. 다시 자비를 들여 약수터 진입로를 꾸미고.. 돌계단도 놓았습니다.
또, 약수터에 그늘막을 만들어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게 했지요.
조금 더 시간이 흐르자.. 그것은 이제 더 이상 고마운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약수터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약수터에서 물이 너무 작게 나와서 불편하다. 더 확장해서 동시에 여러명이 받게해달라."
"여기보다야 저 아래 슈퍼에서 파는 생수가 더 낫겠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물은 마셔보지도 않고.. "다른 산의 약수터보다 나쁘네.. 운동기구도 하나 없고.. 이딴걸 약수터라고 만들었는지?"라고 욕을 하기도 했지요.
전날 상한 음식을 먹은 어떤 사람은.. "이 약수 먹고 배탈났어요. 신고할거임." 라며 배탈의 원인을 약수에게 돌리기도 했지요.
이제 약수터를 만든 사람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자비를 들여 고생해가며 만든 약수터를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까.. 화도나고 속도 상하지만 좋은 방법은 없고..그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약수터에 지역광고판을 만들고..조금이나마 들어오는 광고수입으로 약수터를 꾸며볼까도 했지만.. 이내 손사래를 칩니다.
아랫마을에 우물을 만든 사람이 광고판을 설치했다가 호되게 욕만 먹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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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모습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무료앱을 올린 개발자들이 겪는 고통입니다.
여러분이 약수터를 만든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010.10.19 11:37:11
이런게 사람의 욕심... 이 아닐까 싶네요... 하나가 충족되면 또 다른 충족거리를 찾아서 불평을 하고...
또 하나가 충족되면 다른 불평 거리가 되고....
개발자니까 그만큼 완벽하게 만들어야 겠지만 세상에 완벽이라는 단어는 있어도 현상 자체는 없다고 봅니다..
추신...>> 퍼 갈깨요 ...(응?)
2010.10.19 13:01:21
오프라인 펍에서 개발자분들이 살면서 메일을 그렇게 많이 받아본 것은 첨이라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나네요.
한 번 휴가 갔다 오시니 엄청난 불평 항의 메일이 와있었다던..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는 공짜다 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2010.10.19 13:15:55
약수터 공사하는데... 흙탕물 나오는 똥물이라고 욕하는 기분..
마켓에 올려서 addmob 테스트 하고 있는데..
이미 10여명이 와서 받아가고는 별 1개씩 박아놓고 ..쓰레기라고 리플달았을때의 심정...
삭제->pc 종료..
2010.10.19 15:22:27
꼭 이쪽 분야 말고도 어떤 분야든 그런사람들은 꼭 있어요. 주위에서도 보면 동내에 남 헐뜯기 좋아하는 사람있고 연예계도 보면 악플러들 때문에 고생하고. 예전에 TV보다가 연예인이 공감가는 말을 하는것을 보았는데 내용인 즉슨 "악플러들은 스파이더맨이 우리나라에 와서 사람들을 구해줘도 스파이더맨이 입고 있는 쫄쫄이가 구리다고 욕할사람들" 이에요. 정작 보통 사람들은 그냥 불만 있어도 묵묵히 쓰는경우가 많고 간혹 고마우신 분들이 감사를 표현하기도 하죠. 그러나 꼭 남 헐뜯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자주 눈에 띄죠. 그 속에 얻어낼것이 있으면 그 부분만 얻고 나머지 욕은 무시하시는게 맞는것 같아요. 동내에 남 헐뜯기 좋아하는사람들은 그래도 사람 면전에 대고 그렇게 말하진 않지만 인터넷이라는곳이 얼굴에 가면도 씌워주고 목소리도 변조해주고 또 언제 어디서나 헐뜯을수 있다보니 내 세상이다 하며 활개를 치고 다니지만 오프라인 세상에서 겪어 보았듯이 그런 사람들은 그냥 멀리하고 무시하는것이 좋아요.
아! 연예계는 다를려나요? 그런 사람들 돈을 뜯어야 하는곳이니.
2010.10.19 22:19:04
좋은글이네요. 결국 초심을 잃지 않아야 겠지요.
약수터를 만든사람도 결국 인기에 휩쓸려서 이렇게 된것...
내가 좋아서 만든 약수터... 내 한입 축이면 될테고, 남으면 다름사람들도 나눠마시면 좋고.
개발자들도 무료앱 올려놓고 매일 다운로드수나 점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심리 아니겠어요.
하달라고 무조건 하기도 힘들고 적당히 타협하겠슴다...
어차피 해달라는대로 다해줘도 불평은 끊이 없이 나오는거고....
그렇게 일일이 신경쓰다가는 제풀에 지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