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노트북 컴퓨터를 살 때 인터넷 회사 어디 쓰는지 고민할 필요 없죠. 노트북은 우리 마음에 드는 거 정당한 가격을 주고 삽니다. 그리고 인터넷 회선은 서비스 보고, 지역 사정에 맞게 아무 거나 가입해서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휴대 전화는 지금 이상하게 되어있군요. 물론 제가 휴대 전화 서비스 시스템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두 개가 분리된다면 아마 다음과 같은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뭐 물론 엄청난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동 통신사들의 압력으로 이런 날이 올 것 같지는 않지만요.


1. 휴대 전화기를 그냥 내가 사고 싶을 때 원하는 모델로 산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출고가 70만원이라고 우기고 2년 약정에 공짜로 팔고는 3개월 안 채우면 출고가 내라고 할 거라는 협박을 받지 않는다. 휴대 전화기사가 바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면 당연히 가격은 현실화된다. 지금과 같은 출고가에 안 팔릴 테니까.

2. 내가 원하는 아무 통신사나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집에서는 X 통신사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모델이 X 통신사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X 통신사를 쓰는 일이 없다.

3. 전화기가 표준에 맞춰서 나오면 통신사도 표준에 맞출 수밖에 없다. 인기있는 전화기들이 있는데  Y 통신사에서는 MMS가 안 보내지고 받아진다. 그러면 그냥 고객은 Y 통신사에 가입 안 하면 된다. 잘 되는 Z 통신사에 가입해 원하는 전화기를 쓰면 된다. Y 통신사는 고객이 감소할 것이고, 자기들이 표준을 안 따르고는 못 배긴다.

4. 전화기를 갈고 싶을 때는 3개월이고 뭐고 언제든지 내가 내 돈 주고 산 기계를 제 값에 중고로 팔고 새 모델을 사서 기존 번호 그대로 유지하며 기계만 바꿔 쓴다. 귀찮게 번호 이동이라면서 회사를 옮길 필요가 없다.

5. 전화기가 통신사 자체의 통신 프로토콜에 맞추는 게 아니라, 통신사가 국제적 통신 표준에 자기를 맞춘다. 제조사는 각 통신사마다 한 제품의 변종들을 만들어 팔 필요가 없이 하나의 제품만 팔게 되어, 제조사는 관리해야 하는 제품이 줄어든다. 당연히 업데이트에 집중하기 쉬워져, 업데이트가 잘 된다.

이런 세상은 꿈인가요?

A programmer, sort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