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텔레칩스 칩을 쓰는 안드로이드 단말 하나가 출시되었더군요.
과거에 개인적으로 텔레칩스 TCC8900을 접해 본 적이 있어서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먼저 메모리 문제.
메모리 작다고 엄청나게 당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256메가가 들어갑니다. 그것도 DDR2로요.
이렇게 된 이유는(이 글은 작년 상반기 기준임) 일단 모바일 D램으로는 대역폭 한계로  full HD / 30프레임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울며겨자먹기로 DDR2를 써야하는데, 문제는 작년 전반기 기준으로 2기가비트 패키징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DDR2는 이제서야 폰에 들어가기 시작한거고, 그 때는 DDR2는 순전히 PC용이었고 PC는 몸체가 워낙 크고 추가 슬롯이 있기 때문에 패키징에 민감하지 않았죠. DDR3에는 원하는 패키징이 있었는데, 그건 소비전력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하구요.  
문제는 FULL HD를 지원하다보니 코덱이 사용할 버퍼가 필요한데, 이를 더 가중시킨 것은 Divx 라이브러리가 예상외로 많은 메모리를(아마 30메가가 넘을 겁니다) 사용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안드로이드가 순수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는 대략 151메가입니다. 부팅하면 아마도 30 - 40메가 정도 남을 겁니다.  참고로 라이브월페이퍼 꼭 끄세요. 그것만 15메가 이상 먹습니다.

다음은 화면 스크롤 문제.
근본적인 문제는 8900에 탑재된 GPU가 너무 딸려서 입니다. 작년 중반에 20프레임정도 나왔고, 아마도(현재는 잘 모름, 그냥 추측) 지금은 22 - 25프레임 정도 나올 겁니다. 이건 튜닝의 문제가 아니라 mali200의 한계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텔레칩스  ADC는 노이즈 많기로 유명해서, 터치가 되면 이게 드레그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시간이 약간 걸립니다. 반응이 반박자씩 느리게 나타납니다. 그래서 튜닝에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8900은 2D 런처보다 3D 런처로 돌리면 더 부드럽게 돌아가는 웃지 못할 상황을 보게됩니다. 

미디어 스캐너 문제
사실 텔레칩스 미디어 스캐너 그 자체로는 상당히 우수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클레어에는 원래 내부 낸드가 지원이 안됩니다. 이걸 텔레칩스가 끼워 넣은 것이고 DB테이블을 2중으로 관리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시간이 추가적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이유로 전체적으로 속도가 느려보입니다. 미디어 스캐너는 순전히 파일 개수에 영향을 받으며, 파일 사이즈와는 무관합니다. 음악이나 사진으로 32기가 꽉 채우면 사실 별 방법이 없습니다. CPU가 빠르면 좀 좋아질텐데, 아시잖아요 TCC8900인거...  

그렇다면 왜 텔레칩스를 사용하는가?
한마디로 답이 없기 때문이죠,. 대세는 안드로이드인데, 삼성이나 퀄컴 같은데서는 1년에 10만대도 못 파는데는 절대로 지원 안해줍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하는데, 문제는 코덱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실력 있는 업체에서 각종 코덱 올리는데 4 -5억 정도 받습니다. 여기에 라이센스 비용합치면 코덱에만 얼추 6 - 7억 정도(이거 벌려면 몇대나 팔아야 할까요?) 들어갑니다. 또 일단 계약해 버리면 코덱 포팅해주는 업체가 갑으로 둔갑합니다. 일정은 거의 물건너 갔다고 봐야죠... 그래도 텔레칩스는 한국말 쓰는 곳이라 싸우기라도 할 수 있거든요...
올해 연말되면 full hd가 지원되는 폰이 공짜로 풀린텐데, 그러면 사실상 PMP시장은 갔다고 보는거고, 그래서 테블릿이나 다른 쪽으로 가야하는데 안드로이드 말고는 답이 없는 겁니다. OS에 적응하는데 꼬박 1년 정도 걸리니 무리하다라도 안드로이드로 가는거죠... 아니면 내년에는 정말 답이 없습니다. 회사 접어야 합니다.

요즘 D로 시작하는 기기가 너무 당하는것 같아서 한마디 적어봤습니다.
참고로 작년 초에 텔레칩스랑 작업하던(TCC8900) 국내업체가 5개 정도 되었었습니다. 이제 두 개가 시장에 나온 것 같은데, 다름 업체는 뭐하나 모르겠네요. 아마도 드랍시킨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