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소개로 만나,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슴 아프게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오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힘들어 했었더랬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사람에게 다른 좋은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혹여나 술김에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전화번호를 지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놈의 머리는 이미 지워버린 번호를 기억해내지 못했고,
그렇게 하루 하루 잘 지내왔습니다.
가끔씩, 번호를 지워버려서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한밤중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었는데,
그랬던 그 사람을 오늘 보게 됐네요.
카카오톡에서 말이죠...ㅎㅎ
친구 추천에 빨갛게 표시가 된 걸 보곤, 이번엔 누굴까? 하는 마음에 열어 봤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이미 잊어버렸던, 이제는 의미없는 사람의 이름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혹시나 먼저 연락이 오면 불편할테니 이쪽에서 먼저 없는 척을 하려고... 그렇게 열어 봤는데,
그 사람 이름이 있더군요.
아마 그 쪽에선 제 이름(번호)을 아직 지우지 않고 있었나봐요.
카카오톡이 어떤 시스템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확신은 못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아마 그 쪽에서 저를 일부러 친구로 초대한 것은 아닌 듯해요.
그러면 저는 그 사람이 보기 전에 없는 척을 해야하는 게 맞지만,
물론 그러지 않더라도 먼저 대화를 요청하진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와, 모자란 미련에 아무 것도 못하고 그냥 이름만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정말 몹쓸 물건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