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예약구매로 모토로이를 구입하게 된 김돈육입니다. 평소 근무하는 대학원에서 회의 중에 잊은 자료를 메일로 주고 받는걸 보고 꽂힌 바람에 부랴부랴 모토로이를 지르게 되었네요. 지난 화요일에 배송받아서 몇일 써본 소감입니다. 지금은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새로 폰을 구입하거나 변경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참고가 될 것 같네요.

 

아무래도 주변에 아이폰 유저가 많다보니 사용기는 아이폰과 옴니아1/2와의 비교가 될 수 있습니다. 다분히 주관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장점

 

(1) 뛰어난 화면해상도 - 화면크기는 아이폰보다 길고, 약간 좁아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해상도는 거짓말 좀 보태서 거의 두배 이상 차이 납니다.(아이폰: 480x320 / 모토로이: 884 x 480854x480) 아이폰의 기본 색상이 다소 VIVID한 면이 있고, 모토로이가 Natural 한 면이 있어서 언뜻 보면 아이폰의 화면이 더 화사해보이지만, 실제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볼 때 해상도의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웹서핑이나 문서를 볼 때도 더 유리하고요.

 

(2) 스마트 '폰' - 솔직히 아이폰은 '전화가 되는 아이팟' 정도의 인상이었습니다. 나중에 전화와 관련된 기능(다이얼, 초성검색 등)이 추가되긴 했지만 전화기로서의 기능은 썩 좋은 편이 안되었죠. 하지만 모토로이는 전화기로서의 기능은 보통의 피쳐폰 이상이었습니다. 특별한 어플리케이션의 도움 없이 순정 상태에서도 성+이름의 초성검색은 물론 "%검색어%"의 중간어 검색도 가능하지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기능이지만 소위 '스마트폰'의 붐을 일으킨 아이폰은 부족함이 있었던게 사실이고요. 전화 상대를 찾아 전화를 거는 과정의 UI는 아이폰은 물론, 옴니아 보다 쾌적했습니다. 솔직히 옴니아는 처음 보면 어떻게 전화를 해야 할지도 막막했었어요.

 

(3) 가로보기 - 손이 큰 사람이나, 웹서핑을 할 때 가로본능으로 UI가 변환되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다소 반응이 느리긴 합니다만, 사용자 의도에 맞지 않게 휙휙 돌아가는 것 보다는 살짝 굼뜬 정도가 좋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조금은 가로 UI 전환이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네요)

 

(4) 구글 어플리케이션과의 완벽한 궁합 - 다른 어플리케이션은 몰라도 구글 어플리케이션 만큼은 완벽하게 돌아가더군요. 이미 G1이나 드로이드로 안드로이드를 접해본 분이 계시겠지만, 아이폰이나 옴니아를 통한 웹어플리케이션과 달리, 속도와 동기화 측면에서 구글어플이 완벽하게 돌아갑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기본 어플리케이션의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메일, 스캐줄러 등 스마트폰이 필수적인 기능들은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5) 배경화면 변경을 비롯한 사용자 커스터마이즈 - 이건 아이폰이 이상한거죠.. 배경화면이 바뀌지 않는다니-_- 순전히 잡스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탓이겠지요. 배경화면 뿐만 아니라 위젯의 배치,  상단 바에 등록되는 어플 등 다양한 형태의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게 좋습니다.

 

(6) HDMI출력, 크래들 기능 등 소소한 장점들이 있지요. 자주 쓸 일은 없겠지만 당연히 없는 것보다 있는게 좋은 기능입니다.

 

 

 

 

단점

 

(1) 그립감 - 오른쪽 하단이 돌출된 무역센터 모양의 외관은 왼손-오른손 마다 다른 그립감을 줍니다. 돌출된 부분 때문에 그립감이 좋다는 평이 지배적이지만 왼손으로 폰을 잡을 때는 다소 어색함이 느껴지더군요.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라 말을 아껴야 하지만, 돌출부분으로 그립감이 좋다-고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 다소 느린 반응 - 화면 해상도 탓인지, CPU처리 속도의 한계인지 반응이 다소 느립니다. 옴니아보단 훨씬 우수하고, 아이폰보단 다소 부족한 느낌이에요. 멀티태스킹은 처리속도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지만(일부 어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경우 Pause()상태로 리소스를 해제합니다) 발열이 좀 있는 편인데 이게 처리속도에 영향을 주는건지... 때때로 랙이 걸릴 때가 있더라고요.

 

(3) 안드로이드의 불안함 - 모토로이의 불안정함인지 안드로이드의 불안정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프로그램 또는 기기의 호환성 문제 때문인지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오류메세지가 뜨는가 하면, 때때로 다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때가 있어요. 멀티태스킹을 처음부터 막아놓은 아이폰이 현명했던걸까요.. 별로 찬성하고 싶지 않지만, 모토로이의 불안정성은 다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4) 카메라 - 800만 화소의 폰카메라는 오버스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작 카메라는 800만 화소라고 하기엔 결과물은 500만 화소 수준으로 디테일이 떨어지며, 셔터랙과 샷투샷도 오래 걸립니다. 고화소를 실현하기 위해 고감도 노이즈 제거 프로세스가 추가되고, 처리 데이터양이 많아진 탓 같습니다. 스팩 경쟁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500만 화소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나 싶네요. 800만 화소는 용량 문제도 있고요. 제논 플래시는 장점이지만 충전속도가 길고 광량도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에는 차라리 LED 램프가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토로이의 잠재능력

 

스마트폰 구입을 고민하는 친구들에게는 가능한 5~6월 까지는 기다려보라고 합니다. 곧 출시될 삼성의 안드로이드 옴니아는 물론, HTC의 제품들도 국내발매를 기대하고 있고요. 버전이 1.x 이긴 합니다만 소니의 엑스페리아도 라인업에 올라와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애플의 아이폰 4Gs가 올 여름을 강타할 거라는거죠.

폐쇄적인 환경으로 안드로이드폰과는 지향점이 다른 아이폰이지만 가장 열광적인 반응을 얻는 만큼, 모토로이는 물론 새롭게 출시될 스마트폰은 긴장의 끈을 바싹 땡겨야 할겁니다. 그리고 국내용으로 일빠로 안드로이드의 포문을 연 모토로이는 그 잠재성을 시험받게 될거고요.

이런 상황에서 모토로이가 잠재력이 있냐고 물으면 과감하게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까지 불안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2.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기다리고 있으며, 구글이 만든 [넥서스원(이게 국내발매되면 전 정말 후회할거에요 ㅠ_ㅠ)]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장 스마트폰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기 구분을 많이 하는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의 호환성 문제도 점차 나아지겠지요. 모토로이가 아이폰에 비해 다소 부족한 UI의 쾌적함은 많은 개발자 분들의 튜닝을 거쳐 점차 개선되리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개선'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의 가장 큰 장점이니까요.

 

 

사진 한장 없는 사용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나 제 개인적인 감상과 다른 생각을 하시면 언제든 리플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