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안드로이드로 구글이 가진 Accessibility의 인식을 판단하는 건 물론 섣부른 게 맞습니다.
하지만, 1.6에서부터 지원되는 Accessibility와 그외 다른 기능들을 비교해볼 때
여전히 웹킷을 지원하지 못 하고 단순히 읽어주는 기능만 하는 Talkback은 사용자나 개발자 입장 모두에서 아쉽습니다.
더욱이 국내 환경을 생각할 때, 쿼티보다 풀터치 모델에 무게중심이 편의돼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스펙의 쿼티 폰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원론적으로 시각장애인이라고 해서 개인의 취향에 상관없이 풀터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Accessibility의 취지가 아닙니다.
회색님이 말씀하신 대로 완벽한 쿼티 지원이 된다면 풀터치를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안드로이드의 Accessibility는 쿼티가 달린 폰에서 focus 이동이 가능한 객체가 대다수인 프로그램에서의 사용을 보장해주는 수준일 뿐이지
쿼티를 이용해 객제 네비게이션을 한다든가 음성 출력 설정을 변경한다든가 하는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쿼티와 풀터치의 장단점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애플의 터치 인터페이스의 경우 터치가 완벽히 통제된 환경에서 직관적인 객체 접근으로
어떠한 컨텐츠든지 원래 그것이 focus가 가든 안 가든 한계가 되지 않고
또한, 다양한 제스처로 객체 네비게이션, 읽기 설정 변경, 화면 끄기 등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안드로이드는 쿼티라는 무기를 가졌음에도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편의는 미비한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Eyes-Free 프로젝트 주도의 Accessibility 지원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Eyes-Free의 입력방식은 로만-알파벳 이외의 언어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며
Eyes-Free 프로젝트에서 지원 계획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구글에서 제공하는 TTS 엔진들은 새로운 투자에 의한 산물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저는 물론 구글의 내부 사정을 알 수 없기에 앞으로 Accessibility 지원이 어느 수준으로 발전할 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터치 인터페이스에 대한 지원이나 스크린 리더에 대한 지원이
애플의 그것에 비해 한참 못미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Eyes-Free Shell과 같이 런처를 따로 제공하고 일부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을 만들어 편의를 제공하는 곳은 좋으나
그것이 Accessibility의 전부가 되서는 안 됩니다.
시각장애인들은 Eyes-Free Shell 보다 더 좋은 런처를 원하고 있고,
Talking Dialer보다 훨씬 기능이 뛰어난 Dialer를 원하고 있으며,
Talkback 등이 그것을 완벽하게 읽어주갈 원하고,
또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쿼티가 됐든 터치가 됐든 원하는 객체를 자유자재로 옮겨다니고 싶어합니다.
안드로이드가 애플의 그것과 같이 쿼티와 풀터치 환경에서 모두 완벽한 Accessibility를 지원하길 바랍니다.
연합뉴스 앱도 쓰고 싶고, 페이스북도 쓰고 싶고, 신한금융 앱도 쓰고 싶은 시각장애인들이
풀터치폰은 터치인터페이스가 없어 쓰지 못하고, 쿼티폰에서는 대부분의 콘텐츠에 focus가 가지 않아 쓰지 못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Eyes-Free 프로젝트의 접근 방법처럼 제작업체들이 일일이 시각장애인 전용으로 편하게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실현되기도 힘들 뿐더러 생산성이 떨어지는 일입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Accessibility의 문제는 그 지원이 부족한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원 방향이 잘못 돼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구글이 로만-알파벳을 쓰는 국가의 시각장애인들에게만 일일이 Eyes-Free 프로젝트로 런처도 만들어주고
게임도 만들어주고 다이얼러도 만들어주고 만들어달라는 거 다 만들어서 제공할 거라면 모르겠지만,
전세계 시각장애인들에게 애플의 그것이 아닌 구글의 폰을 쓰게 하고 싶다면 지금의 한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으레 생각하는 것보다 시각장애인들의 니즈가 훨씬 크고 다양하다는 것을 구글이 바로 인식해야 될 것입니다.
접근성과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어찌 보면 제한적이고 불편할지 모르는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모두 잡은
애플의 그것을 차용해야한다면 해야합니다.
접근성은 포기하고 편의성만 일일이 앱을 만들어 제공하는 라만식의 방법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 논조는 애플의 그것을 따라가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설령 보이스오버를 찬양했다 할지라도 지금의 안드로이드 프레임웍에 보이스오버 방식을 입히자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스크린 리더의 지향점이 보이스오버와 같아야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라만의 터치 입력 방식이 전역적으로 지원되고 그 터치 인터페이스에 몇 가지 명령들이 추가돼서 편의성이 제공된다고
백번 양보해서 생각해도 그것은 제차 말하지만 로만-알파벳을 제외한 언어에서는 실효성이 없습니다.
아이폰의 그것이 쿼티를 일일이 더듬어야 해서 무지하게 불편하긴 해도
접근성은 전 세계 그 누구에게라도 지원한다는 것이지요.
편의성은 조금 떨어져도 완벽한 접근성을 지원하는 기계랑
자국민과 해당 언어권 국가에만 편의성을 제공하는 부실한 접근성의 기계 중에 당연히 대다수는 전자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위에 말씀드렸듯이 아이폰의 그것은 쿼티 입력 방식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면에서 새심하게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회색님과 저의 현실인식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1.6에서 시작된 접근성 지원이 이제 3.0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저로서는 무척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안드로이드의 접근성 지원이 라만이 주도하는 아이즈프리로 귀결되는 듯한 구도는 매우 불만스럽습니다.
저에게는 느긋하게 라만의 연구 실적을 관망할 여유도 없고 더욱이 라만을 지지하고 믿을 이유도 없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 이런 식으로밖에 접근성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일일이 접근성을 지원하는 앱을 따로 따로 만들어내도 충분히 구매력 있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시장성이 있겠지요.
버스 도착 알림 앱, 컬러노트 같은 노트 앱, 위치 검색 앱 다 만들어서 배포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절대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지요.
애플의 그것을 선택한 소비자는 장애의 여부와 상관 없이 서울버스 앱을 쓰고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씁니다.
지난 CSUN 컨퍼런스에 갔을 때도 안드로이드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컸으나
미국 사람이라 하더라도 현실 인식은 저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이것이 구글이 아이즈프리 앱 숫자를 늘리기보다 다른 방향으로 가야할 충분한 이유입니다.
제가 아무래도 당사자라 조금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오해 없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네, 물론 구글이 몇 년 후에라도 지금의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닐는지요.
현재 구글이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접근성 지원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접근성 미지원은 앱 외장 메모리 설치 불가 등의 문제와는 다르게
단지 사용의 불편을 넘어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가 MS의 경우처럼 third party에서 스크린 리더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훅이 안 되니 키보드로 단축키를 만들어낼 수도 없고 시각장애인이 맘 놓고 화면을 더듬을 수 있도록 만들 수도 없습니다.
구글이 접근성에 대하여 도통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대목입니다.
현실은 부족한 접근성 지원에 아이즈프리로 땜질을 한 것에 불과한데
2.2에서는 여전히 자신들이 개량하는 웹킷에서조차 접근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니
제 걱정과 불만이 클 수밖에요.
회색님의 말씀처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무언가 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것이라면 정말 다행이겠습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의 접근성이 시간이 가도 계속 이 수준에 머문다면
안드로이드의 Accessibility 메뉴는 구글의 숨기고 싶은 치부가 되고 말 것입니다.
미국 시각장애인들도 그때쯤이면 더 이상 아이즈프리로 스마트폰을 피처폰처럼 쓰기 싫어질 테니까 말이죠.
안드로이드가 아직까지 Accessibility 쪽으로는 확실히 아쉽네요.
모든 단말기에 쿼티가 달린 것도 아닌데(우리나라는 풀터치가 대세)
Talkback 기능 차제가 reachable한 컨텐츠에 focus가 갈 때만 읽어주는 식이라
애초부터 풀터치 하에 설계된 Voice-Over에 현저하게 뒤쳐집니다.
Voice-Over는 모든 내용의 review 뿐 아니라 command까지 터치로 가능한 데 비해
Talkback은 오로지 현재 focus가 있는 컨텐츠를 읽는 데에 그치니
시각장애인이 Voice-Over로 아이폰을 차별없이 쓰는 것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Eyes-Free는 풀터치를 대체하는 인터페이스라기보다
쿼티 대신 간단한 기능들을 터치로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제공하는
Eyes-Free Shell 이하 Talking Dialer 등 몇몇 프로그램에 불과할 뿐입니다.
더욱이 Eyes-Free 인터페이스는 시스템 전역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roman alphabet 위주의 설계라
절대 올바른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다른 쪽의 투자에 비해 Accessibility 쪽으로는 무신경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현재까지 Talkback이 웹킷을 전혀 지원하지 않기에 인터넷도 쓸 수 없는 수준인데
2.2에 관련 업데이트도 없는 것 같아 아쉽기 그지 없습니다.
자신들이 내놓은 N1을 시각장애인은 쓰지 않는 게 좋다고 밝히는 구글의 태도가 언제쯤 전환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