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등 전문기관을 활용한 모바일 응용 소프트웨어(SW)개발자 양성 사업을 본격화한다.
중소기업청은 1인 창조기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전국 대학 등 전문기관 10곳에 ‘앱(App) 창작터’를 지정·운용하고, 오는 5월부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양성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앱 창작터는 모바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실무 교육과 개발지원, 개발에 필요한 테스트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이다.
출처 : 전자신문
나태함, 그 순간은 달콤하나 그 결과는 비참하다
과거 소프트웨어 개발자 육성 붐이 일면서 결국 개발자의 수만 엄청나게 증가된 결과 오히려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온 것 같은데.. 걱정이 조금 되네요..
모바일 개발자들이 귀한 몸이 되어서 몸값이 올라갈 조짐이 보이니까, 공급량을 늘려서, 싸게 공급할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죠.. 전형적인 기업체 친화적인 정책이죠.. 공급량이 늘어서 개발자들이 늘어나니, 배운건 그것 밖에 없고.. 뭔가 할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 중에서 좋은 프로그램도 나올 것이고, 혼자서 생존못하는 좀 능력이 떨어지는 개발자들은 회사에서 주는 쥐꼬리만한 월급에 열악한 처우에도 기업체 취직 할수 밖에 없겠죠..
비슷한 정책으로 농업 정책이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모르겠지만 예전에 선거철 마다 이슈가 되던 농가 부채 탕감이란게 있었습니다..
농촌에는 농업 지도소라는게 있어서, 내년에 어떤 농사를 지을지, 농업 기술 전수등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정부가 어떤 작물을 육성하겠다고 하면 농업 지도소에서 실제로 적용하는 역할을 하는겁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 한해 고추 농사가 흉작이었다거나, 수유가 늘어서 가격이 많이 오릅니다.. 그때는 김장때가 되면 어떤 특정 작물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그러면 내년에는 고추 농사를 늘리겠다는 등의 계획을 세웁니다.. 그래서 농업 지도소를 통해서 장려를 하는 거죠.. 그냥 말만 하면 안 따라오니까 지도를 따르는 경우, 비료를 저가에 공급하던가 하는 인센티브를 줍니다..
그런데 작물이란게 변수가 많고, 가격 결정 곡선이 굉장히 가팔라서, 수요가 조금 변하거나, 공급량이 조금 변해도 가격 변화가 심합니다.. 자.. 공급량이 늘었으니.. (자발적이거나, 정부 권유에 의해), 시장 가격이 확 떨어져 버립니다.. 그러면 농가 수입은 확 줄어 버리는데, 어짜피 생신비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으니, 비료값이라던지 갚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죠. 그러니 그게 빚으로 남습니다.. 이런게 몇해 반복되다 보면, 농가 부채가 많이 늘게 되는거죠.. 물론 그 중에는 단순 생활비 같은것 때문에 부채가 생긴것도 많이 있죠..
하여간, 개인의 빚을 왜 국가가 탕감해야 하는지.. 그 당시에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속 사정에 이런게 있었습니다.. 농업인구야, 지역적인 특성이 뚜렷하고, 정부로선 중요한 유권자층이다보니, 이런 요구도 할수 있는거죠..
모바일 쪽으로 옮겨보죠.. 애플이 아이폰을 내고 앱 마켓을 시작할때만 해도, 이렇게 시장이 변할진 몰랐습니다.. 그런데 한국 핸펀 시장까지 개방하고 보니, 이게 태풍이란 말이죠.. 그래서 사람들 뽑고 일좀 할려고 하니, 사람 구하기도 어렵고, 월급도 비쌉니다.. 뭔가 금방 하고 싶은데.. 잘 안되거든요..
그러니까, 인력 양성 계획을 세웁니다.. 자.. 자본주의 사회는.. 정부가 나서서, 특별히 뭐라고 할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때 닭갈비 열풍이 불었는데, 장사가 잘 되니까, 하루에 몇군데씩 식당이 생깁니다.. 그거 정부가 권장한 겁니까? 아니죠.. 그냥 장사가 잘 되니까, 투자비가 엄청나도 너도 나도 알아서 하는 겁니다.. 그렇게 경쟁이 시작되면서 평준화가 되죠..
그런데 가격이 특별히 높다거나 하면, 실제론 별로 실익이 없거나, 아니면 위험부담이 있단 말입니다.. 예를 들면 석유같은거죠.. 석유산업이 호황기일때에는 임금 수준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캐나다 이런쪽은 길거리에 돈이 채인다고 하더군요.. 근데, 불경기에는.. 먹고 사는게 힘들 정도로 일자리가 줄어 든답니다.. 그래서 다시 호황기가 왔을때 그 산업에 붙어 있는, 일을 할줄 아는 사람들이 거의 남아나지 않아서 임금이 비싼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위험 부담..
당당 앱 스토어가 잘 되는것 같고, 돈을 수억씩 버는 사람이 생겼지만... 소수일 뿐이고.. 앞으로 어찌될지 모릅니다.. 왜? 중국과 인도가 있거든요.. 우리처럼 GNP가 높은 나라가 아니라서, 대충 $1씩만 벌어도 충분한 사람들이 많고, 그네들 사고 방식이나, 문화가 우리보단 서구에 가깝습니다.. 인도애들이 영어를 잘 하는것도 사실은 허구지만 (그쪽도 영어 쓰는 애들은 교육 잘 받은 애들입니다).. 그 소수가 몇천만입니다.. 그런 애들이 앱 스토어에 뛰어드는데 진입 장벽이 뭘것 같습니까? $100짜리 등록비? 그것 못 낼까요?
나름 이쪽도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뭘 하던 간에 위험 부담은 본인 앞으로 달아두고 시작하는 겁니다.. 잘 되면, 호구 지책이 되는 것이고, 안되면.. 젊은 날의 추억 쯤으로 삼게 되겠죠..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이런짓을 하면, 첫번째.. 정부 지원이 있는걸 보니 앞으로 유망하다.. 둘째, 추가로 계속 지원책이 나올것이다.. 셋째.. 당장 할일도 없는데 잘 되었다.. 등등 그쪽 분야로 인력 공급을 늘리게 됩니다.. 그럴려고 정부 정책 하는 거니까.. 인력 양성 센터라고 세워두고, 교육은 공짜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시간과 여러가지 투자해서 이쪽 교육을 받았는데, 실제로 시장이 예측한것과 다르게 흘러가면? 상위 몇%를 제외한 나머지는 실업자 됩니다..
이런 정책이 실업자 양산 정책입니다..
어짜피, 머리좋은 뛰어난 개발자들은 (실제로 앱 시장의 성공을 좌우할), 이런 사기같은 정책에 놀아나지 않습니다.. 이런 단편적인 지원책이 필요없이 자기가 알아서 할수 있거든요.. 다른 공학과 다르게, 소프트웨어의 진입 장벽이 무척 낮습니다.. 앱 시장이 잘 될것 같으면 좀 시차가 있겠지만, 너도 나도 알아서 뛰어 듭니다.. 정부가 뭐라 할 필요도 없지요.. 근데 굳이 나서서, 실패에 대한 책임은 안 지면서, 이렇게 하는거, 기업체 좋으라고 하는 거죠.. 실제 시장이 열려서 기업체가 뭘 하고 싶은데, 인력 공급이 안될까봐.. ^^ 좀 조금 더 주기 싫어서..
뭐.. 정부의 인력 양성 정책이 절대로 나쁘기만 한 정책은 아닐테지만.. (왜냐하면 그쪽길을 택하고 싶어하던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테니까).. 이렇게 나서서, 이쪽 산업을 육성하겠다.. 이게 70년대 농업 시대에도 안 통하던 싸구려라는걸 한번 지적해 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