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시기상조인지 모르겠네요...
안드로이드 개발자로서의 꿈을 키워가는 저로선, 지금의 상황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마침내 국내 customer/end-user의 손에 쥐어진 안드로이드는
우주 최고의 디바이스인 아이폰과 비교되며 무진장 얻어마ㅈ고(금지단어;) 있죠.
다른 이유는 차차 해결된다고 하지만, 해결될 수 없는 벽을 느끼는 원인은 바로 내장메모리 부족 문제입니다.

하지만 여론은 안드로이드 전체 잘못이라고 폄하하고 있는데요.
개발자들이 그건 아키텍처 문제예요(원래 그래요) 라고 말하면 소비자들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PC사용비율이 그렇게 높아도 보안(지식)수준은 최하위여서, 정부에서 액티브엑스를 강요할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이잖아요.
그리고, 결과(열매)를 가지고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그들로선 어쩔 수 없는 비난일 겁니다.
최악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퇴출까지 각오해야 할 겁니다.

모토로이 예판 신청하고, 우체국까지 가서 박스를 찾아가지고 온 저로선
아이팟터치로 즐겨 사용하던 애플 앱스토어의 앱들보다 훨씬 퀄리티가 떨어지는(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버그 투성)
안드로이드 마켓의 앱들에게 크게 실망했습니다.
최소한 기본 UI요소 테스팅이라도 거쳐서 마켓에 공개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메모리부족 메시지는 너무나 귀찮았습니다. 음악이 끊기는 것보다 더요.
결국 킬러앱 2개를 돌리게 되었고... 욕만 안하고 그냥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안드로이드... 점점 매력적입니다.
이제는 아이팟터치를 팔 때의 아까움보다 안드로이드를 팔아야할 때의 아까움이 더 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흠흠... 감정 추스리고... ^^;



현재 안드로이드를 둘러싼 실수/실패/결과 들은 다들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우린 이걸 "진화"라며 자위하고 있죠.
저는 그 뒤엉킨 실타래를 풀기보다 새로운 방적기, 원래 구글이 생각했던 안드로이드의 원형을 바라보았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기를 만드는 업체들에게 256~512MB의 내장메모리를 권장했다는 건 다들 아실 거에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구조에서 (사실상)무한대의 메모리를 허용하는 것은,
향후 몇년간 모바일 하드웨어의 발전속도를 감안하더라도 불가능무의미한 일이죠.
그리고 폐쇄적인 아이폰과 다른 개방형 안드로이드에게, 사용자 접근제한구역은 꼭 필요했고
구글 자신과 같은 스마트한 개발동지들은 그 구조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해서
프로그램 로직만 내장메모리에 담고, 나머지 리소스나 그림 등은 외장메모리에 담아서 참조해 쓰라고 개발문서에 남겼죠.

아마 안드로이드 SDK의 가이드를 통해 개발하기 시작했다면, 그런 별 이상없는 훌륭한 결과가 나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폰이 선점한 모바일 앱생태계에서, 기존 업체가 안드로이드로 진입하기 쉬운 방법은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C언어 기반의 기존 소스를 그대로 포팅하는 것이었죠. 언제 리소스 분리하겠습니까...;
그리고 제가 게임프로그래밍을 잘 알진 못하지만, 모바일게임만드는 강의를 살짝 보니 완전 기초부터
이미지 매트릭스를 프로그램 소스에서 구현하는 방법을 소개하더라는 거죠... 허허
그걸 보며 게임 같이 첨예한 객체/이벤트 처리를 위해서는 그게 뭐 당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왜 구글이 이걸 간과했을까요. 게임프로그래밍을 경험해본 직원이 없었나요 ㅋㅋ

저는 안드로이드 전에 친구와 아이팟터치로 파파야라는 소셜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모토로이 출시 소식이 들려오고, 파파야모바일 제작업체 웹사이트에서 안드로이드용이 이미 있다는 정보를 보고 좋아했지만
애플리케이션 매니저에서 최고 상위에 뜨는, 10MB를 훌쩍 넘어서는 Papaya Free 를 보면서...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게임도 리소스를 외장메모리에 분리하여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포팅된 퀘이크3 덕분에 이런 얘기를 확신있게 할 수 있게 되었죠. ^^

구글이 게임개발자모임에서 디바이스를 뿌리는 이유가, 구글도 시장확대를 위해선 게임앱이 필수라는 생각을 하는 걸겁니다.
그래서 게임앱을 주로 얘기한 것인데요. 게임같은 프로그램이 리소스를 분리하여 외장메모리에 담는 것이 가능하다면
다른 장르의 프로그램이 못할 것은 없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

그래서... 안드로이드 2.2/2.5에서 외장메모리 설치를 지원하라는 얘기를 하라는 얘기를 하기보단
외장메모리에 리소스 설치를 하지 않고, 일정 크기(한 2MB정도면 될까요? ^^;) 이상 내장메모리를 잡아먹는 프로그램을
리스팅하여 거부하는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뭐 꼭 명시적으로 거부하진 않더라도, 리스팅은 꼭 좀 하면 어떨까 싶네요.

좋은 프로그램을 리스팅하여 이걸 쓰세요 라고 하는 게 더 착해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건 그들이 잘한 게 아니고 안드로이드의 원리를 잘 따른 것에 불과하죠. 또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그 원리를 잘 지키고 있고요.
극히 일부분의 잘못때문에 대부분이 손해를 보는 바보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격리시키고 안드로이드 마켓을 정화하는 움직임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