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란에 링크가 있는 이형규 님의 글 을 읽고 적어봅니다.
소식이라기 보다는 토론 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나름 거의 한달 반째 넥서스 원을 쓰고 있으니 제가 안드로이드 까는 아닐 것 같고 ^^;
애초에 형규님이 글을 쓰시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는 그 글은 별로 평가할 가치도 못느꼈습니다만..

몇 가지가 의견이 약간 저와 다르신 것 같아서 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1. Fragmentation은 누가 뭐래도 안드로이드의 약점입니다.

지금이야 신규 출시 폰들이 거의 2.1로 출시되고 있고 다들 2.2 이상으로 업그레이드 예정이라고는 하는데, 
안드로이드 사용 유저들이 모두 업그레이드 꼬박꼬박 챙겨서 하는 사람들이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나마 편리하게 업그레이드를 강제할 (?) 방법이 OTA (Over-the-air) 인데.. 이렇게 업그레이드를 해줄 폰이 얼마나 될까요?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쓰는 사용자가 많아지면 신기능도 마음대로 못쓰게 되고,
심지어는 프로그램 이름에 2를 붙여서 나누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v1.6까지, 2는 v2.1 이상.. 이런 식으로)
이건 좋은게 아니죠.. 말씀하신 '좋은 게 좋은 것'도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뭐가 될텐데..

그나마 국내는 문제가 적은 편입니다. 안드로원을 제외하면 다 2.0 이상으로 출시됐으니까요.
..라고 적고보니 옵Q와 익스페리아 X10이 1.6으로 출시됐군요. 이쪽도 재미있는 샘플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국내 출시 폰에서는 버전 문제가 아닌 다른 형태로 세분화가 발생하는게 문제인데,
국내 제조사들이 메시징 프레임워크를 별도로 구축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요. (삼성, LG, 팬텍..)

어찌보면 기본적인 것이지만 플랫폼을 개발한 구글이 기반을 잡아줘야 하는데,
SDK 상에서는 메시지가 빠져있다고도 하고 (확인 못해봤습니다) 아직 제대로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준을 제대로 잡지 못한 상태에서 방임이라.. 제가 생각하기에는 최악이네요.

임베디드 플랫폼이 PC OS처럼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없는 것은 개발자들이나 아는 내용입니다.
사용자는 그런 걸 알 필요도 없고, 당연히 몰라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안되면" 개발자들이 욕먹을 뿐입니다 (?)


2. Android 3.0에 대해

이쪽은 나와봐야 알 것 같으니..


3. Android Market에 대해

그냥 간단히 말해서.. 후집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쓰기에도 절대로 편하다고는 못하겠고,
앱 노출이나 검색 기능 등에서도 아직 기본이 안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PC에서 검색하고 설치하고 싶지만 지금은 그게 안되더군요.

자유방임은 양날의 칼입니다. 물론 완전한 자유방임은 아니라 얼마 전에 구글이 강제 삭제를 한 경우가 있긴 합니다만
(보안 연구자들이 테스트로 올려놓은 앱이었음) 사실상 거의 자유방임인데, 검수 과정이 없어서 더 빠른 패치가 가능한 반면
반대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앱이 올라가거나 (이건 별 문제가 아니죠) 사용자에게 해를 끼치는 앱이 등록될 수 있습니다.
그때는 구글이 삭제권을 발동해도 이미 늦는거죠.

또한 이 자유방임은 서드파티 스토어에서는 맞지 않습니다. 물론 스토어를 고를 권리가 있으니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긴 합니다..

어떠한 공식 경로로 배포되지 않은 앱을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프로그램을 골라쓰는 자유가 있지만 역시나 보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큽니다. 사실상 빗장을 열어주는 꼴이니까요.
설치시 필요한 권한에 대해 사용자의 확인을 받으니 괜찮다? 글쎄요, 거기서 설치 안함을 누르는 분 얼마나 되나요?


4. 호환성 문제에 대해

2.1 -> 2.2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에러가 발생하는 앱들 많습니다..
물론 이쪽은 주로 NDK 써서 만든 코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만.
(ex: T Store 앱, 카드사 또는 증권사 등의 앱 등)

다시 말하지만 이게 이게 안드로이드 OS의 문제인지 단말기의 문제인지 그런거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되면 일단 욕먹는건 개발자입니다. 몇번 겪으면 사용자는 짜증날 뿐이고요.


5. 멀티태스킹

전 어째서인지 스마트폰에 작업 관리자가 있는 것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네요.
가끔 (지금은 빌려준) 터치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한번에 한 앱만 돌아가는게 확실하니까요.

프로그램이 확실히 종료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면 이렇게 부정적이지는 않겠으나,
백버튼을 계속 탭했을 때 확실히 종료가 되는 프로그램이 그렇게 많지 않고,
해당 프로그램을 강제로 닫아줘야만 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멀티태스킹이 되어서 좋은 점도 말씀하신 대로 많습니다.


6. 파일 관리 기능

..이 없으면 왜 안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 이동식 디스크 기능은 잘 쓰고 있네요.
꼭 폰에 들고다니기 보다는 클라우드 상에 저장해서 쓰는게 훨씬 나을 것 같은데..


7. 내장 메모리 문제

디자이어와 같은 메모리 용량을 가진 넥서스 원입니다.
현재 사용 가능한 저장공간 111MB라고 나오네요. 앱들 크기를 한번 볼까요..

dialerOne 0.6MB, 런처 프로 2.6MB, Handcent SMS 3.95MB, neoStylo5 한글 키보드 1.3MB,
일본어 입력기인 Simeji가 6.2 MB 정도 됩니다. FlickWnn 입력기를 쓰면 12MB 정도 되고요.

위는 그나마 항상 돌아가니까 SD로 옮겨놓지 않은 앱들이고,

플래시 10.1 베타가.. 7MB, twicca 2MB, 증권통 1MB, 전국 버스 앱도 SD로 옮겨놔서 628KB 정도네요.
e토마토 증권통이 1MB 정도..

뭐 아직 2.2부터 지원하는 SD에 저장 기능을 쓰는 앱이 많이 늘어나면 좀 나아질지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은 택도 없이 부족한거 맞습니다. 제조사들의 설계 미스죠.
그나마 요새는 문제를 깨달았는지 내장 메모리 4GB 이렇게 나오고들 있더군요.

뭐 기존 폰 사용자들이야 아껴쓰는 것 외에 딱히 방법은 없는 듯하지만요.


8. 기본 제공 앱 교체

이점은 확실히 장점입니다. 전 그래서 KT가 제발 나랏글을 자기들이 만들든지, 어떤 회사에 라이센스를
줘서 만들어 팔게 하고 라이센스비를 받든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천지인은 절대 그렇게 안나올테니..

앱 교체가 가능한 만큼 각 제조사에서 미리 깔아놓은 기본 내장 앱들도 제거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안되네요 -_-


9. 다양한 하드웨어 스펙

그냥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서 소비자 선택권이 넓다.. 는 정도로만 이해하겠습니다.
나머지는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선택권이 다양하다는 것은 사용자에게는 좋은 일이고 개발자에게는 지옥도라는 것은 잘 아시잖습니까.


10. 개발자 수

그만큼 사용자가 많아지면 개발자도 많아지기 마련이니.. 전 이걸 가지고 시비를 거는 앱빠들을 사실 이해하지 못합니다.
안드로이드가 '한국에서의 노키아' 같은 저주받은 상황(..)도 아닌데..


결론:

"스마트폰은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써야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서 형규님과 제 생각이 완전히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전 그 반대로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을 그렇게 써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인데요, 윈모 폰 쓰는 분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커스텀 롬을 올려서 사용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별로 좋지 않게 봐서 그런지, 사용자가 왜 그걸 다 알면서 써야 하는지 전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을 한달 넘게 쓰면서 느끼게 된 점은 " 아 좀 쉬워진 윈모 폰 같구나 " 입니다. 터치 쓸 때처럼 가전제품에 가깝다기보단 설정이 필요한 컴퓨터를 쓰는 느낌이더군요.

국내 제조사들도 스마트폰을 '똑똑해진 전화기' 로 포지셔닝하고 기존 피쳐폰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부분까지 살리려고 애쓰고 있는데,
이 회사들도 형규님의 생각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