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2년 이상, 안드로이드 1년 이상 사용 중입니다.


보통 안드로이드 장점으로는 자유를 꼽습니다만, 저는 그게 과연 맞는 말인지 좀 의심이 드네요. 개발자에게만 많은 권한이 있고 사용자는 (루팅하고 설정 파일 수정, 서드 파티 프로그램을 찾아 적용 등의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방법을 쓰지 않으면) 권한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겠습니다. 


1)iOS의 경우에는 시작 시 자동 실행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백그라운드로 돌 수 있는 프로세스도 한정되어 있고, 그것도 자동으로 실행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이 느려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마음껏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Windows처럼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시스템 시작 시 자동 실행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동작을 사용자가 제어할 수가 없는 것 같네요. 자동으로 뜨는 걸 막으려면 루팅을 한 후, 애플리케이션을 찾아서 해야 하는데, 제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받아서 테스트해 봤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 한 번에 하나씩만 자동 시작 목록에서 제거할 수 있는 (제거할 때마다 확인해야 해서 귀찮음) 프로그램밖에 없네요.


얼마 전에 무슨 자동차 게임을 설치했더니만 부팅할 때마다 새 자동차가 있다고 알림이 뜨더군요. Clear 눌러 없앴는데도 부팅할 때마다 계속 나오길래 결국 위의 프로그램 받아 자동 실행 목록에서 없앴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용자가 당연히 제어 권한을 가져야 할 기능에 대해 권한이 없느냐는 겁니다.


2)iOS의 경우에는 알림이나, GPS 위치 사용도 프로그램 설치 후 따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그게 없습니다. 예전 무슨 뉴스 프로그램은 실행하면 무조건 GPS를 켜서 짜증이 났습니다. 같은 프로그램이 iOS에도 있었는데, iOS에서는 위치 정보 사용을 허락하지 않으면 간단히 해결되었습니다. 


3)iOS에는 widget이 없긴하지만,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애플리케이션이 widget을 등록하는 걸 막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달력 프로그램은 무슨 쓸모도 없는 widget을 수 십 개나 등록하는데, 그걸 그 프로그램 설정에서 지우려면 하나씩 지워야 하더군요. 프로그램 자체는 좋으나 그 쓸모 없는 widget들 삭제가 귀찮아 새 기기에 설치할 때마다 고민합니다.


4)SD 카드에 중구난방으로 파일들을 막 만들어 놓고 프로그램이 삭제될 때 정리하지 않고 없어지는 것 때문에 SD 카드 관리도 힘듭니다. 프로그램이  SD 카드에 쓰는 것도 허락하지 않거나 애플리케이션 단위로 고정된 위치에 쓰고 애플리케이션이 지워질 때 SD 카드에서 관련 데이터도 지워지도록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의 사용 패러다임은 All Or Nothing 같네요. 즉, "개발자가 원하는 조건대로 쓰든가 아예 쓰지 말든가 둘 중 골라라."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게 다른데요. 개방성은 좋지만, 사용자에게 더 많은 권한이 없으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합니다. 물론 "루팅하고 설정 수정하면 되는데 뭐가 문제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 계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것을 하기 귀찮아 하며 잘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원하는 대로 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를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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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건의하고 싶었지만 어디에다가 해야 할지 몰라서.

A programmer, sort o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