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를 쓰다가 Android를 쓰면서 큰 불만이, 일본어 입력이었습니다. 정말 마땅한 게 없었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써 본 것들은 이렇습니다.


OpenWnn: iOS의 일본어 입력과 UI가 유사해서 편하긴 한데, Nexus One, Motoroi, Optimus Mach등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크래시하거나 입력이 안 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너무 불편하고, 업데이트도 안 되더군요. 그래서 일치감치 포기했습니다. 이게 아마 Google Android 에뮬레이터에 들어있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압니다.


Simeji: 뭔가 촌스러운 UI... 일본어 입력만 하는 게 아니고 알파벳도 입력해야 하는데, 그게 불편하고 잘 안 되더군요. 한 동안 이거 쓰다가 Go Keyboard로 바꿨습니다.


Go Keyboard: 가장 장점은 한국어,영어,일본어 키보드를 iOS처럼 키 하나로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한 키보드에서 모두 지원하거든요. 그런데 일본어 후보가 너무 적고, 고질적인 문제인 일본어 플릭 모드에서 ?와 !가 뒤바뀌어 있는 버그를 고쳐 달라고 몇 달 째 연락을 했으나 그 10분이면 고칠 문제를 안 고쳐 주고 있는 것에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플릭 센서티비티가 너무 낮아서 플릭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되게 오래 끌어야 다른 글자를 입력할 수가 있어서 오타가 너무 많이 났습니다. 플릭 센서티비티 옵션 좀 넣어 달라고 해도 안 해 주더군요.


ATOK: 체험판을 써 보긴 했는데, 너무 비쌉니다. 대신 이건 그나마 제일 괜찮았습니다. 플릭 센서티비티도 있고요.


그러다가 어제 발견한 Google Japanese IME Beta.. PC에서 Google Japanese IME를 잘 쓰고 있어서, 안드로이드 버전 안 나오는가 계속 체크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나왔네요. 써 보니 UI도 iOS와 비슷하면서 다양한 옵션이 있습니다. 특히 iOS에서는 플릭을 써도 토글을 끌 수가 없기 때문에 ああ를 입력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Google은 플릭만 쓰도록 설정할 수 있어 편하네요. 그리고 후보도 아주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あずまんが라고 치니 あずまんが大王가 후보에 있네요. 이런 마이너한 것까지 나오니 다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네요. 무료이면서 ATOK의 기능을 능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이름이 후보에 없어서 한자(漢字)를 한 자씩 변환해서 입력했는데, 다음에 다시 입력하려고 히라가나 한 자를 치니 후보에 제 이름이 딱 정확하게 들어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제 이름이 들어간 제가 입력한 문구가 기억된 게 아니라, 딱 제 이름만 후보로 등록되어 있더군요.


이제까지 일본어 입력은 iOS가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젠 안드로이드가 뒤집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직 베타라서 그렇겠지만, 옵션이 좀 부족하긴 합니다. 예를 들어 그냥 일본어 입력/알파벳 모드 입력만 있으면 좋겠는데, 숫자 모드까지 있어서 토글하려면 세 번 눌러야 하긴 하고요... 그래도 일본어 입력이 매우 빨라집니다. 전보다 두 배는 더 빨리 입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안드로이드 입력 불만은 하나 남았네요. 언어간 전환이 힘들다는 것... iOS처럼 공통된 키 하나로 다른 언어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네요 (허니콤처럼 스테이터스 바에서 바꿀 수 있어도 좋음). 아니면 프로그램 별로 다른 키보드를 설정해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예를 들면, 일본어 사전 프로그램에서는 무조건 일본어 키보드로 시작하게 하고, 영어 사전 프로그램에서는 영어 키보드로 시작하게 하게요.


앱 정보 후기 게시판에 쓸까 하다가, 거기는 자기가 만든 것 홍보하는 게시판인 것 같아서 여기 썼는데, 만약 분류가 맞지 않으면 그리로 옮기겠습니다.

A programmer, sort of.